[CPA 공부 팁] 암기 vs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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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법관련]

[CPA 공부 팁] 암기 vs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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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 vs 이해
암기 vs 이해

0. 글을 쓰며

 나는 암기를 싫어하는 편이다. 사실 암기는 모두 좋아하지 않는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 그들이 독보이는 것 같다. 사실 학창시절 억지로 외웠던것이 꽤 도움이 되는 적이 많았던 것처럼 암기는 주입식 교육의 폐해가 아닌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해하는 위주로 공부하고 반복을 통한 암기를 하지 않아서 많은 실패를 겪었다. 그래서 책의 공부팁부분에서 나에게 도움이 됬던 문장들을 옮겨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고 한다. 

 

1. 암기 vs 이해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경제학, 상법, 경영학만을 암기 과목이라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CPA시험 과목 중에 암기 과목이 아닌 것은 없다. 모든 과목이 암기 과목이다. 어떤 과목이든 내용 이해가 되지 않거나 문제가 안 풀리는 이유는 이해를 못해서가 아니라 내용 암기를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객관식 시험은 암기가 더욱 중요하다. 객관식 시험은 그 특성상 이해 없이도 공식 암기와 객관식 스킬만으로 얼마든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암기는 하면 할수록 내용에 대한 감이 생긴다. 이렇게 생긴 감은 이해와 흡사한 느낌으로 시험문제를 푸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물론 이해를 하면 암기할 양이 줄어들고 기억이 오래간다. 이해와 암기는 서로가 보완재의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장모나 시어머니의 개념을 아는 사람은 mother-in-law를 쉽게 암기할 수 있다. 이해와 암기는 적절한 균형을 이뤘을 때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수험생의 최종 목적은 어디까지나 답을 고르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선 정확한 암기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암기는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해야한다. '어차피 까먹을 테고 아직 시험 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지금은 이해도를 높이고 나중에 암기해야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나중에'라는 시간은 적어도 수험기간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암기의 중요성 

동차 종합반 시절 항상 필자 주변에 앉아서 공부를 하던 B양이 있었다. B양이 눈에 띄었던 이유는 쉬는 시간이 되면 쉬기 바쁜 다른 수험생들과 달리 수업시간에 공부했던 내용을 바로바로 암기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중얼거리거나 연습장에 쓰는 모습은 마치 그 자리에서 모든 걸 암기하겠다는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B양이 2010년도 최연소로 CPA에 합격한 수험생이였다. 심지어 점수도 수석과 큰 차이가 없는 고득점이었다. 

 

이렇게 암기의 중요성을 역설하다 보면 '응용문제는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고는 풀 수 없지 안나요?'라고 반문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그런데 응용문제라고 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은 암기문제와 다를 것이 없다. 출제자는 문제를 낼 때 먼저 묻고자 하는 내용을 결정한다. 그 내용을 재료삼아 문제를 만드는데 그걸 다이렉트로 묻는 것이 기본문제이고, 우회하여 묻는 것이 응용문제이다. 따라서 재료를 암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을 활용해서 답을 찾아내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보통 응용문제를 풀지 못하는 이유는 재료의 활용에 실패했다기보다, 애당초 재료 자체를 못외웠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3. 『불합격을 피하는 법』 p453, 최규호 

수험생이 공부를 하는 것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지 실력을 쌓거나 학문을 연마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따라서 공부를 할 때는 항상 시험을 생각하면서, 시험에 필요한 것은 공부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필요 없다. 실력이 아니라 점수가 잘 나오는 공부가 필요하며, 얍삽하게 공부하여야 한다. 한정된 시간에 효율적인 시험공부를 위해서는 중요한 내용의 단순암기방법이 상책이며, 깊이 있는 공부는 사치일 뿐이다.

4. 암기하는 법

그렇다면 암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암기를 잘하는 팁은 시중에 넘쳐난다. 인터넷 검색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여기서 얘기하려는 암기에 대한 포커스는 조금 다르다. 
 
보통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암기 방식이 있다. 읽기와 베끼기다. 수험생들은 반복해서 읽거나 베껴 쓰면 암기가 저절로 된다고 생각한다. 해당 내용을 반복해서 읽거나 베껴 쓸 경우, 내용이 익숙해지면서 관련된 정보처리 과정이 편해진다. 그러면 무언가를 외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만족해하며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느낌을 '인지환상'이라 하는데 필자가 만났던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이 '인지환상'을 암기라고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암기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집어넣은 내용을 다시 꺼내는 과정이다. 즉, 내가 외운 것을 확인하고, 잊어버린 것을 다시 찾아서 외우는 피드백이 암기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암기할 때 읽기, 쓰기, 듣기 등의 입력 방식을 선택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관점이다. 이런 확인 과정은 입력 과정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에너지 소모가 크며 진도가 더디다. 하루 중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자꾸 피하게 되는 괴로운 공부 방법이다. 필자는 "이 공부법이 좋은까요, 저 공부법이 좋을까요?"라고 질문하는 수험생에게 가끔 "당신이 생각하기에 더 괴로운 방법으로 하세요."라고 대답한다. 때로는 괴로운 암기가 가장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다. 

5. 암기량의 한계는? 

마지막으로 모든 CPA 수험생이들이 수험 초기에 하는 고민이 있다. 
'이걸 어떻게 다 외우지?'
 
필자도 똑같았다. 살면서 CPA 시험공부를 할때만큼 많은 양을 외워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합격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다 외워야 한다. 결국엔 본인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외워서 시험장에 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겁먹을 필요가 없다. 단지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서 암기하면 된다.

6. 목차를 암기해야 하는 이유 

인간의 기억에는 '작업기억'과 '장기기억' 두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 '작업기억'은 순간적으로 작은 내용을 뇌 속 임시 슬롯에 보관해 두었다가 바로바로 꺼내쓰는 기억이다. 예를 들어 메모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 경우, 보통 사람들은 숫자별로 끊어서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잠깐 중얼거린 후에 11자리를 한 번에 입력한다. 수험생들의 경우는 교재의 내용을 공부하거나 강의를 들을 때, 혹은 문제를 풀 때 순간순간 작업기억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렇게 보관된 작업기억은 금방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또한 작업기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마치 저글링을 하는 것과 같이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기억할 수가 없다. 이는 우리가 작업기억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감각을 차단하고(예를  들면 눈을 감고) 에너지를 오로지 뇌에 쏟는 행위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무작위로 아무 숫자나 적고 암기를 해 보자. 필자는 아무 의미 없는 숫자의 경우는 순간적으로 7~8자리 정도밖에 암기하지 못한다. 항상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드는데 아마 보통 사람들의 작업기억도 필자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가 수험목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기억은 '장기기억'이다. 장기기억은 뇌 속의 좀 더 깊은 공간에 많은 내용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마 무한대에 가까운 용량을 가지고 있겠지만, 저장하는 것과는 별개로 저장된 내용을 꺼내는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장기기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단서'를 이용한 암기이다. 

 

수험생이 공부해야 할 내용은 엄청나게 방대하다. 방대한 내용을 모두 머릿속에 저장했다 하더라도 제때 꺼내 쓰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일 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보고 적합한 내용을 떠올리기 위한 '단서'로 우리는 목차를 암기해야 한다. 

7. 목차를 암기하면 

목차는 뒤죽박죽된 많은 개념들을 마치 도서관의 책이 고유 코드로 분류되는 것처럼 질서 정연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1차 시험의 경우는 촉박한 시간 탓에 '단서를 통한 추리'를 사용해 문제를 푼다기보다, 무의식 속에서 해결볍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따라서 목차 암기의 중요성은 주어지는 시험 시간이 넉넉하고 주관식으로 답안을 작성하게 되는 2차에서 좀 더 강조된다. 하지만 1차 때 미리 목차를 암기해 둔다고 손해볼 것은 전혀 없다. 여러분들도 수험 초기부터 쉬는 시간이나 통학 시간 등을 이용해 목차를 암기해 보자. 해당 과목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8. 이해하는 법

이해는 기본적으로 암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부분 암기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여섯 살 어린아이를 납득시킬 설명이 가능하다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고, 자신과 비슷한 지적 능력을 가진 상대에게만 설명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이해한 것 같지만 사실 암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험에 임하는 수험생이 문제를 보고 답을 내는 데 있어서 여섯 살 어린아이를 납득시킬 필요까진  없다. 본인만 납득할 수 있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시험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이해를 위해서는 암기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9 + 헷갈리는 내용을 이해하고 싶을 때, TIP

추가적으로 헷갈리는 내용을 이해하고 싶을 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팁을 소개하겠다. 
상황을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MIT 천재 공대생들의 라스베이거스 도박 영화 '21'을 보면 '몬티홀 딜레마'라는 문제가 나온다. 내용은 이렇다. 세 개의 문 중 두 곳에는 염소, 한 곳에는 자동차가 있다. 선택한 문에 있는 것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⅓확률인 자동차를 갖는 것이 목표다. 주인공이 맨 처음 1번 문을 선택했다. 그러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회자가 염소가 있는 3번 문을 열어 주면서 주인공에게 2번 문으로 선택을 바꿀 기회를 준다. 이때 주인공은 1번 문을 유지하는 것보다 2번 문으로 바꾸는 것이 더 유리하다며 선택을 바꾼다. 1번 문 뒤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여전히 ⅓이지만, 2번 문 뒤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⅔로 바뀐다는 것이 주인공의 주장이다.

 

필자는 MIT에 다니는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주장이 바로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그냥 어렴풋이 '어차피 어떤문이든 똑같은 확률 아냐? 바꾸나 안 바꾸나 똑같을 것 같은데?' 라는 직관적인 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자.  3개가 아닌 100개의 문 중에서 주인공이 고른 문을 제외한 나머지 99개 문 중 98개의 문을 사회자가 열어서 보여주고 남은 한개의 문과 바꿀 것인지 물어본다면, 당연히 남은 문이 자동차일 확률이 훨씬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있다. 

 

이러한 스킬은 공부할 때 자주 써먹을 수 있다.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거나 문제가 헷갈리게 출제될 경우, 이렇게 극단적인 가정을 하며 생각해보자.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다.

10. 공부를 하다 이해가 안 될 때

CPA 시험 과목들을 처음 공부하다 보면 당연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온다. 필자는 특히 세법과 재무관리 과목에서 그런 기분을 많이 느꼈다. 비유하자면, 길을 가다 갈림길이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이때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혹시 놓친 게 있나 왔던 길을 끝까지 다시 돌아가려 한다. 기어코 어떤 길로 가야 할 지 정확한 표지판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논리의 연결고리가 끊긴 상태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한국이 낳은 드로잉 천재 '김정기' 화백은 아무런 밑그림도 없는 상태에서 상상한 것들을 단번에 그려낸다. 김정기 화백의 그림 그리는 방식은 처음부터 한 번에 전부 다 이해하며 공부하는 방식과 같다. 이미 머릿속에 세세한 구도가 완벽하게 그려져 있다. 이런 공부를 하기 위해선 마치 그림을 10시간씩 수십 년 그린 것처럼 탄탄한 기본기와 관련 지식이 많이 쌓여 있어야 한다. 

 

CPA 시험으로 예를 들면, 1차 회계학을 완변하게 준비한 수험생이 2차 회게학을 공부할 때나 사용 가능한 방법이다. 바꿔 말하면, 기본이 부족한 수험생은 그림을 한 번에 그리려 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인 방식대로 먼저 구도를 잡고, 밑그림을 그린 후, 세세한 그림은 나중에 그려야 한다. 그래도 충분히 시간 안에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CPA 과목을 공부하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나온다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빠르게 넘기는 공부를 하자. 결벽증 환자처럼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정리하려 해선 안 된다. 상황에 따라 서는 '이래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공부해야 한다. 구도를 잡고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에서부터 시간이 많이 들이는 '정독'을 할 필요는 없다. 찝찝하겠지만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보면 세세한 부분까지 다 볼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마지막에 완성된 그림만 훌륭하면 되지 중간 과정까지 항상 완벽할 필요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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