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내가 '회계사가 된 것'이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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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내가 '회계사가 된 것'이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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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 2010년 제45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 정회림 회계사

1. 공부가 제일 쉽다고요? 

  나는 대학에 다니던 중, 정확하게는 2008년 추에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왠지 공부가 하기 싫어 잠시 손을 놓았다가 2009년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해 2010년 여름, 시험에 합격했다. 모든 수험 생활이 다 그렇지만 회계사 준비생은 그야말로 1분 1초가 자신과의 싸움이다. 혹자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말하지만, 아마도 그것은 공부의 시기가 다 지난 후에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공부를 하며 도서관을 많이도 옮겨 다녔다. 중앙도서관, 사회대도서관, 경영대도서관, 그리고 다시 본격적인 수험 생활은 중앙도서관에서. 도서관이 나의 집이요 도서관 책상이 나의 방, 나의 침대와도 같았던 그 시절. 나는 내내 머릿속에서 온갖 유혹과 싸움을 했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가 유혹과의 전쟁이었다. 1분이라도 더 누워 있고 싶고, 학교만 다닐 때는 귀찮기까지 했던 아침 식사 시간이 더 길어졌다. 그 시간만큼 집에서 더 쉴 수 있으니까. 
  도서관 도착 시간은 늘 변함없이 아침 8시 10분 전. 책장을 펼치면 스르르 졸음이 온다. 모닝커피가 생각한다. 커피 사러 나간 김에 교정을 거닌다. 귀에는 이어폰도 꽂는다. 방학이라 교정은 인적도 드믈고 마냥 한가롭다. 그러나 계속 교정과 한 몸 되어 함께 한가로울 수는 없는 법. 다시 도서관, 내 자리를 향해 차마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매몰차게 옮긴다. 
  오랜 시간 도서관 책걸상과 함께하기에는 나는 장이 좋지 않다. 점심, 저년 식사 후에는 뱃속에 가스가 가득 차곤 한다. 이 외에도 나의 공부를 방해하는 온갖 유혹이 가까이에 널려 있다. 이 외에도 나의 공부를 방해하는 온갖 유혹이 가까이에 널려 있다. 친한 친구의 "음료 한 잔 하자."는 유혹, 다른 요이로가는 공기마저 다른 금요일 저녁에 왠지 캔맥주 한잔 하고 싶은 유혹, 그리고 방이 더러운 것 같아 간만에 방 청소나 하러 일찍 집에 들어갈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유혹까지 ···, 그걸 다 이겨내며 공부를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시험에 합격을 하면, 합격했다는 결과만 강하게 남아서 언제 그랬냐는 듯 "그래도 공부가 제일 쉬웠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2. 대학생 회계사, 감사에 첫발을 내딛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은 했지만 졸업은 아직 두 학기나 남아 있었다. 학교를 완전히 마친 후 입사해도 별 문제가 없었기에 이제부터 마음껏 놀아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고민 끝에 파트타임으로 회계사 일을 해 보기로 하였다. 다른 동기들보다 감사 시즌을 한 번 더 겪어 보고 싶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입사 전에 해외여행을 가고자 자금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평소 가고 싶었던 KPMG 삼정회계법인에 입사 지원했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회계사 시험 합격자를 발표하자마자, 빅4 회계법인에 재직 중인 학교 선배들로부터 연락이 온다. 이어서 각 회계법인이 학교에 방문하여 입사설명회를 개최하고 설명회가 끝난 뒤에는 뒤풀이 자리를 마련해 법인 홍보를 한다. 나는 삼정 입사설명회에 참석하여 그 자리에서 입사지원서를 냈고, 바로 다음 날 학교에서 면접을 봤다. 면접 결과는 그날 오후에 통보되었다. 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고 바로 그다음 주에 각 법인이 신입 회계사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기 때문에 입사 절차는 매우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2011년 1~2월 Banking & Finance 본부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 본부는 주로 금융회사(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본부 내 팀 배정은 랜덤으로 이루어지는데, 나는 은행팀에 배정되어 A은행과 B은행을 감사하였다.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모든 회사는 회계연도를 정하고 연도별로 결산을 수행한다. 예외도 있긴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회계연도로 설정한다. 회계연도 중에 발생한 각종 거래를 회사의 회계 시스템을 통해 기록하며, 1년이 지난 다음 해 1월부터 과거 1년의 회계 기록에 대하여 결산을 수행하고 그 결과물인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그런데 이 재무제표가 오류로 잘못 기재되거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고의로 잘못 기재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제삼자인 회계사로 하여금 재무제표가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 확인하고 이를 인증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였다. 왜냐하면 회사에는 채권자, 주주, 운행 등 수많은 이해 관계자가 있는데, 이들이 회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재무제표이기 때문이다. 
  회계감사 업무는 힘들기로 유명하다. 회사가 회계 시스템을 통해 기록한 '1년의 거래'를 주어진 기간 동안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는데, 그 주어진 기간이란 것이 충분히 길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흔히 그 주어진 기간을 '시즌'이라고 말하는데, 회계사들에게 있어 한겨울 찬바람과 같이 매섭고 지옥과 같이 고통스러운 기간이다. 나는 대학생 초짜회계사로서 말로만 듣던 그 시즌을 드디어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었다.

3. 정식 입사, 그리고 FAS의 CF본부 지원

  파트타임을 마치고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다니며 대학 생활에서 가장 즐거운 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시계를 거꾸로 돌려도 시간은 가는 법. 어느새 대학생 코스프레를 그만두어야 하는 시점이 찾아왔고 정식 직장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보통은 빅4회계법인인 삼일, 삼정, 안진, 한영 중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기 마련인데, 나는 그런 고민 없이 바로 삼정회계법인에 지원했다. 파트타임으로 일했을 때 A은행팀에서의 감사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고, 1년간 여러 본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풀링 제도, 높은 성과급 등 삼정만이 가진 장점 때문이다. 
  입사 전 나의 선호 업무는 감사 및 택스 쪽이었다. 감사는 회계사의 기본 업무이기도 한 데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경험해 본 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었고, 택스는 세법 관련 업무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였다. 반면 FAS(Financial Advisory Service)쪽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FAS가 일반 컨설팅 기업 업무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데, 주어진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향상 뭔가 창조적으로 일해야 할 것만 같은 FAS는 나에게 맞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학교 선배와의 가벼운 대화를 계기로 FAS를 첫 본부로 선택하게 되었고 최종 본부도 FAS로 가게 되었으니,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삼정에서 파트타임을 시작했을 때 같이 연수를 받았던 동기들의 술자리가 있다고 하면 나는 무조건 참석했다. 연수 동기였으나 어느새 2년차 선배가 된 친구와 형, 누나들에게 법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근황도 들을 겸 해서였다. 동기들 중에 학교 선배가 있었는데 우리 중 거의 유일하게 FAS를 경험했다. 
  "형, FAS는 어떤 일을 하는 거예요? 다들 FAS가 좋다고 하니까 지원해 볼까 싶기도 하고 일반 컨설팅 회사와 뭐가 다른지 궁금해서요."
  "컨설팅 회사가 전략, 마케팅, 인사 등 전반적인 자문을 제공한다면 FAS는 재무 쪽에 특화된 자문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돼. 예를 들어 내가 있었던 CF(Corporate Finance), 즉 기업금융본부에서는 기업의 매각이나 인수 · 합병자문을 수행하면서 기업가치, 주식가치 및 영업권가치 등 각종 가치평가자문을 수행했어. FAS 내에는 CF본부뿐 아니라 부동산 가치평가, 구조조정 단계에 있는 회사의 자금수지 추정, 딜(deal)을 위한 재무실사 등 파이낸셜 자문을 하는 본부도 별도로 있어."
  무엇보다 삼정회계법인의 경우 신입 회계사들이 FAS를 선호하므로 처음 입사할 때 바로 FAS에 지원해야 뽑힐 확률이 높고, 또 법인 생활을 하면서 한 번은 그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감사 업무는 한 번 경험해 보았으므로 FAS에 지원해서 새로운 업무를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의 첫 본부가 결정되었다.
  나는 FAS 중에서도 CF에 지원하였다. CF본부는 주로 기업의 매각이나 인수 · 합병자문 ,자금조달자문, 가치평가 등 기업 구조 관련 자문 업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1년차는 주로 용역제안서 작성 지원, 리서치, 가치평가 작업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CF본부는 산업별로 팀이 나누어져 있었으며, 내가 속한 팀은 기계,발전, 조선, 철강 등과 같은 중공업 분야를 주로 담당하였다.

4. 우왕좌왕 좌충우돌, 일복 터진 신입 회계사

 팀 배치가 결정되고 정식으로 출근 인사를 하기도 전에 팀원 중 한 명이 토요일에 불쑥 전화로 연락을 해왔다.
  "안녕하세요. 정회림 회계사죠? CF본부 OO 팀의 조OO 차장입니다. 업무와 관련해 말할 것이 있으니 내일 잠깐 뵙죠. 집이 어느 쪽인가요?"
  "저는 신림 쪽에 살고 있습니다."
  "그럼, 신림 지하철역 O번 출구 앞 커피숍에서 뵙죠."
  아뿔사, 다음 날은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은 휴일인 개천절이었다.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일복이 터진 것이다. 
  일요일, 커피숍에서 조 차장님은 샘플이라며 100페이지 정도 되는 보고서 초안을 건네주었다. 무수한 페이지와 빽뺵한 내용에 나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주말 동안 이러이러한 작업을 해 주기 바란다는 말을 듣고 정식 출근도 하기 전에 업무를 시작했다. 대기업 C사에 자문용역제안서를 제출하기 위한 업무였는데, 학부 시절 파워포인트를 충분히 잘 익히지 않았던 것이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지금도 파워포인트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지금 했으면 한 시간이면 될 일을 몇 시간을 끙끙대며 고생했으니 말이다.
  입사 첫 주부터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고 난 뒤, 다음으로 맡게 된 업무는 모 기업의 자회사인 D사를 매각하는 자문이었다. 지방에 있는 D사는 인근 지역에 난방을 공급하고 동시에 전력을 생산하는 열병합 발전업을 하는 회사였다. 자문은커녕 M&A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선배인 권 차장님과 둘이서 일주일간 지방 출장을 가야 했다. 그야말로 부담 백배였다. 보통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차장, 과장, 스태프 각 1명으로 한 팀을 짜는데 이번에는 과장급 인력이 없었다. 만약 실수라도 한다면 곧바로 권 차장님의 지적을 받아야 할 터였다.
  낮 동안 정신없이 일하다가 밤에는 D사 관계자들과 술을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복귀한 뒤에도 끝나지 않은 그날의 업무를 정리하느라 새벽까지 잠자리에 들 수가 없었다. 일주일 일정으로는 그 분야 산업에 대한 파악, M&A프로세스 및 가치평가 업무 등 그 많은 일을 해낼 수 없었다. 결국 다 끝내지 못한 일들을 뒤로 미룬 채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D사 매각 업무 중에 이번엔 E사의 사업부를 매각하는 자문 업무까지 동시에 맡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E사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D사 업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많이 알게 됐다. 즉 두 회사가 같은 산업에 종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서 공통점이 많았고, 인문계 출신인 나에게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학습은 기업가치평가 업무를 할 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또 나와 함께 일한  권 차장님이 워낙 꼼꼼하게 잘 가르쳐 줬다. 그는 팀 내에서 '호랑이 선배'로 통했지만, 열심히 하고자 하는 후배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잔업이나 야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심입 사원의 패기를 보였고,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 1년차가 하기에는 약간 버거울 수 있는 업무까지도 맡을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엄청 바쁜 가운데도 좋은 팀원들 덕을 톡톡히 본 일도 있다. 2012년 2월 밸런타인데이 즈음 내게도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즈음 시간 여유가 생겨서 주말 출근을 하지 않았고 덕분에 주말마다 여자친구를 만났다. 자연스레 여자친구는 나의 직장이 여유롭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직후에 대기업 F사의 사업부 분할 자문 업무에 투입되었고, 폭주하는 업무량으로 인해 3월 말까지 주말 근무를 계속하였다. 그래서 정작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다음 주 주말에 여자친구를 못 만났고 그 이후로도 잘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팀 권 차장님이 뜬금없이 "정회림 회계사는 여자 친구를 언제 만날 건가요?"라고 물었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내가 멍한 얼굴로 쳐다보자. 권 차장님은 :"토요일, 일요일 중 하루만 근무하도록 하죠. 정 회계사가 여자 친구 만나는 날을 피해서."라고 하는 게 아닌가. 
  어떤 팀은 윗사람이 자신의 주말 일정에 맞춰 팀원들의 주말 근무를 정한다고 한다. 심지어 금요일 밤에 "내일 나오세요."라고 통보하기도 한다는데, 우리 팀은 팀원 3명 중 가장 막내인 나의 연애 사업을 배려해 주말 근무 일정까지 조절해 주었던 것이다.

5. FAS, 세무, 감사를 거쳐 다시 FAS로

  삼정회계법인의 장점 중 하나가 1년차 때 회계법인의 여러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입 회계사의 소속 본부를 의무적으로 순환시키는 풀링 제도 적이다. 나는 이 풀링 제도의 특례를 제대로 받은 사람이다. 사람 사는 인생사가 다 그렇듯,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남들도 하고 싶어 한다. 부서별로 신입 회계사를 받는 인원은 정해져 있는데 인기가 있는 부서는 적은 인원만을 뽑는다. 그래서 인기 있는 부서에서 일하고 싶으면 미리 해당 부서 임원들에게 연락을 취하기도 하고, 동기들 중 누가 어떤 부서에 지원했는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나의 두 번째 소속 부서는 택스였고 세 번째는 감사부서였다. 택스부서와 감사부서에서는 각 3개월을 근무했다. 택스부서에서틑 세무조정 및 세무조사 지원 업무를 하였고, 감사부서에서는 캐피탈, 증권, 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분반기 검토 업무를 하였다. 그렇게 1년 동안 나는 회계법인이 수행하는 가장 대표적인 업무인 감사, 택스, FAS를 모두 경험하는 행운을 누렸던 것이다. 감사부서가 가장 많은 사람을 뽑고 택스 및 FAS부서는 적은 수의 인원만을 뽑기 떄문에 상당수 신입 회계사들이 1년간 감사만 경험하거나 감사와 기타 다른 부서 등 총 2개 부서만 경험하고 최종 부서로 간다. 
  부서에 따라 각각 다른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보통 1년차들이 최종부서를 선택할 때에는 자신의 성향에 맞춰 지원한다. 나는 내가 겪은 부서 모두 업무 내용도 좋았고 사람들도 다 좋았지만, CF본부에서의 업무가 가장 마음에 들었기에 최종 본부는 FAS의 CF본부로 결정하였다.

4. "왜 회계사 하셨어요?"

  회계사가 된 후에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왜 회계사 하셨어요?"이다. 동기, 선후배, 클라이언트 들로부터 수없이 받아 본 질문이지만, 사실 이에 대한 나만의 정답은 아직도 없다. 다만, '왜 회계사가 좋은지'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아직까지 회계사로서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지금까지 겪어 본 바로는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회계사는 다양한 회사를 접하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평생직장 시대는 끝난 지 오래라고들 한다. 다시 말해, 언젠가는 맨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나와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력직으로서 다른 직장으로 옮겨 가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지 간에 이전 회사에서 충분히 배우고 그러한 경험과 지식을 다음 회사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회계사는 바로 그런 점에서 다른 직업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회계사로 일하는 동안 다양한 회사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회계 분야(감사)든, 세무 분야(tax)든, 재무기획 분야(FAS)든 간에 온갖 회사를 접하는 가운데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
  둘째, 회계사는 숙련된 전문직이다. 인력시장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원하는 인재'로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금융권 대기업과 공공 정부기관은 물론 다양한 곳에서 공인회계사를 채용하고 있다. 또 다양한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 공인회계사 사무소를 열수도 있다.
  셋째, 만약 회계법인에서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좋다. 나이가 들어서도 회계법인 임원으로서 직접 고객들을 만나며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높은 급여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지난 2년간 공인회계사로서 참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나에겐 회계사로서 산 날보다 회계사로서 살 날이 훨씬 더 많다. 회계사로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고 다양한 종류의 경험을 하게 될지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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